

마녀의 샘, 그 10년의 여정
Written by Suyoung
이야기, 마녀들, 그리고 꿈으로 채운 10년의 시간

2015.7.13
최초의 마녀의 샘
랜덤뽑기가 만연했던 당시,
모바일 시장에서 싱글 RPG의 재미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통 RPG를 베이스로 캐릭터 육성 요소가 가미된
최초의 마녀의 샘이 탄생했습니다.


마녀의 샘은 스토리와 시스템이 절묘하게 조화된 RPG입니다.
스토리상 마녀에겐 은닉처가 필요했고,
그래서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관에서 잠을 청하는 다른 RPG들과는 달리
마녀의샘은 은신처라는 거점 중심의 플레이로 설계되었습니다.
이 은신처로 인해 육성 시스템이 설계되었으며,
그렇게 육성을 위해 제한된 세계를 헤쳐나가는 RPG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즐기는 RPG의 재미.
그저 싱글 RPG의 재미를 보여주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이 좋은 성적을 거둘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 덕분에 차기작에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더 많은 것들을 시도하게 되었죠.

마녀의 샘의 시작을 알려준 첫째 딸 파이베리에게 많이 고맙네요.
2016.7.28
마녀의 샘2
모바일 마녀의 샘 중 가장 큰 변화를 시도한 타이틀.
잊혀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발전이 없다면 빨리 출시해도 잊혀진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마녀의 샘 제작을 완전히 종료한 후 8개월의 제작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크런치 모드를 강행했습니다.


마녀의 샘2는 전작보다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시도했습니다. 이벤트 분량을 대폭 늘리고 바다를 탐험할 수 있게 되었고 성과에 따라 엔딩 연출이 달라지도록 힘썼습니다.
당시 많이 미숙했던 제작자의 기술로 인해 엔딩 연출을 달리하는데만 2주 내내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많아진 이벤트와 함께 경우의 수도 늘어나다보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고를 하게 되었네요.
마녀의 샘2에서는 변화가 많았던 만큼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기획 문서를 작성하거나 이벤트 에디터까지 제작하면서 개발 체계의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이전의 마녀의 샘은 하드코딩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제작 체계라는 것이 없었죠. 물론 지금 보면 많이 미숙하지만 이 체계는 계속 보완되고 발전하여 훗날 출시된 마녀의샘3, 마녀의샘4 제작 코드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콘텐츠는 더욱 풍성해졌고, 전작보다 인기가 몇 배로 급격하게 상승하며 여러 국가의 스토어에서 좋은 순위를 달성했습니다. 그 기세에 이어 예전부터 고대했던 하드커버 설정집도 만들게 되었고 굿즈도 직접 포장하여 유저분들에게 배송했죠. 이 때 확실히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게임에 정성을 들인 만큼 유저분들이 알아차린다는 것을.
사실 이 시기 주변으로부터 '이제 랜덤뽑기나 스토리를 쪼개어 인앱결제를 할 때 되지 않았니?'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 마녀의 샘 시리즈의 근간은 스토리를 즐기는 싱글 RPG라는 것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인기로 다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던 시기였기에 그런 유혹들에 흔들릴 뻔했지만 결국 차기작도 계속 이 기조를 이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스토리 중심의 싱글 패키지 게임을 만들어나가기로요.

마녀의 샘 시리즈 발전의 근간이 되어준 루나가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2017.10.27
마녀의 샘3
모바일 시리즈 중 변화가 가장 컸던 시리즈가 마녀의 샘2였다면,
마녀의 샘3는 모바일 시리즈 중 인기 상승폭이 가장 컸던 타이틀입니다.



마녀의 샘 최초로 3가지 스토리에 따른 진행 루트와 그에 따른 완전히 다른 엔딩들을 기획했는데 많은 분들이 이 기획을 사랑해 주셨습니다. 물론 스토리 라인 뿐만 아니라 그래픽 에셋, 일러스트 분량까지도 이전보다 더 많이 신경썼죠. 그 결과, 역시나 전 작보다 훨씬 좋아진 몇 배의 성적으로 보상받았습니다. 마녀의 샘2에서 깨달았던 것, 게임에 더 신경을 쓴 만큼 유저들이 알아준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더 고급스러운 하드커버 설정집도 만들고 유래 없던 다양한 굿즈 생산을 진행하기도 했죠. 게다가 많은 분량의 DLC도 출시하고... 그러다보니 출시 다음 해인 2018년까지도 계속 마녀의 샘3 관련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마녀의 샘4의 출시 시기가 많이 늦춰지게 되었죠.

원래는 이 시리즈가 잊혀지기 전에 1년에 게임을 하나씩 출시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아무래도 높아진 관심으로 제작에 더 욕심을 내다보니 처음으로 1년 넘게 한 시리즈에 묶여봤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더 많은 플랫폼에 마녀의 샘 시리즈를 소개할 수 있었고 차기작의 발판을 더욱 튼튼히 할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마녀의 샘 시리즈의 정점을 찍어준 아이루디의 공이 아주 크네요.


2019.12.19
마녀의 샘4
마지막 대륙의 이야기.
마녀의 샘4는 마녀의 샘 시리즈에서 다루었던 배경 중 그 마지막 대륙,
우르파 대륙을 다룬 이야기인 만큼 그동안 펼쳐보지 못했던 세계관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마녀의 샘4에서는 마녀의 샘3처럼 여러 루트의 이야기를 보여주기보다,
세계관 전달을 위해 하나의 루트로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했습니다.

4편에서는 전작의 주인공들이 모두 총 동원되어 고대의 존재와 대적하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검은 마력의 기원에 대해 다루었고, DLC에서는 그 근원을 밝히고 이후 언젠가 나오게 될 다음 넘버링의 마녀의 샘에 대한 힌트를 주었죠.
제가 처음으로 캐릭터 모델링에서 손을 뗀 최초의 작품이었습니다.
그 전까진 캐릭터부터 배경까지 제가 직접 모델링을 담당했죠. 덕분에 마녀의샘4부터 3D 캐릭터의 퀄리티의 변화가 확 체감되었고, 저는 그래픽 부담을 조금 덜고 기획과 개발 파트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파트가 하나 덜어진 만큼 이전보다 편하게 제작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큰 오산이더군요. 결과적으로 더 많아진 콘텐츠를 수습하느라 모바일 시리즈 중 가장 고생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신경을 더 쓰는 부분이 생기면, 절대 편할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느덧 3개 대륙의 이야기까지 무사히 끝마쳤습니다.
3가지 대륙 이야기의 마지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해준 모카모리가 대견합니다.


2020.12.17
마녀의 샘3 Re:Fine
모바일에서 세 대륙의 이야기를 끝내고 고대했던 콘솔 시장으로의 진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제작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첫 단추를 끊어야 할지 고민이 많던 시기였습니다.


사실 2020년에는 마녀의샘 세계관의 액션 게임을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작 중 퍼블리셔로부터 콘솔 진입에 제안을 받게 되었는데요, 제작중인 작품이 있어서 많이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콘솔형 작품 출시 준비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이 때 공개한 그 게임을 기다려주시는 유저분들이 계시는데요, 죄송합니다. 이제는 너무 오래 전 제 작한 코드라서 현재는 그 게임을 이어서 제작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언젠가는 그 게임을 다시 만들 것이고 당시 공개했던 자료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더 좋은 퀄리티로 만들 것이니까요.
다시 마녀의 샘3 Re:fine으로 돌아와서, 마녀의 샘3 Re:fine은 이전부터 꿈꿔왔던 콘솔 시장으로의 진출과 패키지 제작을 시도한 작품입니다.
스토리와 일러스트, 기본 엔진은 저희 것이 사용되었지만 3D 그래픽 에셋의 재작업과 UI, 보이스, 포팅 등의 주요 작업은 타 외주 업체가 담당했습니다.

비록 마녀의 샘3 Re:fine을 저희가 주체적으로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덕분에 콘솔 시장에 대해 조금이나마 배우게 되었고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2023.9.26
마녀의 샘R
역대 마녀의 샘 시리즈 중 가장 완성형의 마녀의 샘.
마녀의 샘R은 본격적으로 콘솔 진출의 시작을 알린 작품입니다. 이전 마녀의 샘3 Re:fine은 외주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콘솔 진출을 준비한 것이었다면, 마녀의 샘R은 그 시도를 저희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한 작품입니다. 콘솔 시장으로의 첫 진출인 만큼 제작을 결정할 시 넘버링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마녀의 샘5로 제작할지, 아니면 기존의 것을 리메이크할지 말이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말 심각하게 고민했는데요,
결국 첫 진출은 역시 최초의 마녀의 샘을 기반으로 제작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모바일 유저를 포함하여 마녀의 샘을 모르는 새로운 유저 모두 포용하기 위해
최초의 마녀의 샘 리메이크를 기반으로 콘솔 시장에서 시리즈를 이어 나가고 싶었습니다.

모든 것을 새롭게 하고 싶었습니다.
기존 모바일 마녀의 샘 제작 시스템을 과감하게 버리고 제작 툴부터 기획 문서, 제작 문서까지 모든 것을 새로 시작했습니다. PC/콘솔 플랫폼에서의 첫 신고작인 만큼 지금까지 공부하고 상상만 했던 모든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유래 없었던 3년이란 제작 시간이 소요되었죠.

그 결과, 마녀의 샘R의 성적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2025년 6월 기준, 20만 다운로드와 100억 이상의 매출 달성.
이는 모바일 마녀의 샘 시리즈의 모든 누적 매출을 합한 것까지 뛰어넘은 성적입니다.
늘 최선과 한계를 넘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늘 출시 전/후에는 이 정도면 되겠지? 다음에도 이 정도만 만들면 되겠지? 라는 결론을 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욕심이 많네요. 다음 작품에서 더 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너무 많으니 또 기대해 주세요.


계속해서 마녀의 샘 시리즈에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녀의 샘 10주년을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